사흘만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에는 나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준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이제껏 손끝으로 만져서만 알던 그녀의 얼굴을 몇 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모습을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 두겠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바람에 나풀거리는아름다운 나뭇잎과 들꽃들,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 날에는 먼동이 트며 밤이 낮으로 바뀌는 웅장한 기적을 보고나서, 서둘러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하루 종일 인간이 진화해온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별들을 바라보면서하루를 마무리하겠다.

마지막 셋째 날에는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큰길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볼 것이다. 그리고 나서, 오페라하우스와 영화관에 가 공연들을 보고싶다. 그리고 어느덧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이반짝거리는 쇼 윈도에 진열돼 있는아름다운 물건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와, 나를 이 사흘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 주신감사의 기도를드리고, 다시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1. 이 글은 미국의 작가이자 교육가인 헬렌켈러의 글입니다. 시각과 청각 중복 장애를 갖고 있던 그녀는, 선생님이었던 앤 설리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는 삶을 살았습니다.

2. 어느 날 헬렌 켈러는 숲 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별반 특별한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도무지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보지도, 듣지도 못하겠지만, 그녀는 스스로 만약 단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고 느낄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흘동안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이란 제목으로, '애틀랜틱 먼스리' 1933년 1월 호에 발표했습니다.

3. 이 헬렌 켈러의 글은당시 대공황의 후유증에 시달리던미국인들을 적잖은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이 글을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꼽기도 했습니다.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 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꽃향기를 맡아 보라. 내일이면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4. 가을입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것들을 하나하나 세어 보았으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한때 나의 오랜 기도 제목이었고 지금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임을 기억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