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자를 위한 노래

예전에 어느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축구 관련 영상이었는데,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패한 선수들이 구장을 빠져 나가는데, 팬들이 응원가를 부르면서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승리하는 팀과 선수에게 응원가를 부르며 즐거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패한 선수들을 향해 응원가를 부르며 즐거워하는 것은 진정한 팬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페어 웨더 팬(fair weather fan)"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날씨(성적이 좋을 때)에만 팬이라는 의미로, 진정한 팬은 궂은 날씨(패배의 늪에 빠졌을 때)에도 응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바냐 3장 17절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고 말한다. 영어 성경으로는 "rejoice over you with singing"이라고 되어 있다. 스바냐 선지자는 부도덕함과 우상숭배로 인해 예루살렘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을 선포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로 인해 기쁨을 이기지 못하며 즐거이 노래한다고 성경은 말한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은 실패했고 버림 받았고 모든 것을 잃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 계시며 그들을 응원하며 위로하길 원하신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하다. 그럼 찬양을 제일 먼저 부른 사람은 누굴까? 노래를 제일 먼저 부른 사람은 누굴까? 그것은 하나님이실 것이다. 마치 부모가 자녀를 안고 너무 기뻐 노래하듯이, 하나님은 우리를 지으시고 우리로 인해 즐거이 노래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부르는 찬양은 이런 하나님이 부르신 노래에 대한 반향일지 모른다. 마치 엄마의 노래소리가 아이의 가슴에 새겨져 흘러 넘치는 것처럼 말이다.

존 오웬은 이렇게 묻는다. "당신이 아버지를 가장 슬프고 무겁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일까?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 불경건한 삶을 사는 것? 다른 사람을 섬기지 않는 것? 물론 이런 것들도 분명 하나님을 슬프고 가슴 아프게 할 것이다. 그런데 존 오웬은 이렇게 답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않는 것보다 하나님을 더 힘들고 무겁게 하는 일은 없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로 인해 즐겁게 노래 부르고 계시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기쁨을 잃지 않는 하루가 되길 소망해 본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_ 스바냐 3:17